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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1 디스플레이의 시대 :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여, 울트라와이드(Ultrawide)를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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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있어 영화라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 TV나 컴퓨터, 휴대폰등의 디바이스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죠. 그보다 더 옛날에는 동네 대여점에서 블루레이나 DVD, 심지어는 비디오를 빌려 볼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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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어떤 디바이스도 극장만큼 영화라는 매체의 재미와 몰입감을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아마도 ‘넓고 시원시원한 화면’ 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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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화면은 아날로그 TV의 화면비인 4:3(=1.33:1)보다도, HDTV 및 대부분의 모니터가 갖는 화면비인 16:9보다도 훨씬 더 가로가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2.35:1이나 2.39:1(=21.1:9 ~ 21.5:9) 정도의 비율을 많이 사용하죠. 때문에 동일한 피사체를 프레임 안에 담더라도 2.35:1 비율의 영상은 아날로그 TV나 HDTV보다 더 배경을 많이 담고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촬영 기사나 감독들은 이 가로 방향으로 확장된 공간을 때로는 복선으로, 때로는 위압감을, 때로는 안정감을 주게끔 능숙하게 이용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테크닉을 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극장에서 보아왔던 그 화면이 이제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면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모니터였습니다. 21:9 모니터가 그것이죠. 처음에는 영화 감상용 모니터 정도로 포지셔닝되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 모니터로 전통적인 16:9 비율의 컨텐츠를 보면서 남는 공간으로 작업을 한다던가 하는 활용법이 발견되어 다중 작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본래 영화의 비율과 가장 가까운 모니터이므로, 이 비율에 맞는 컨텐츠를 감상할 경우 레터박스 없이 극장에서 느꼈던 ‘넓고 시원시원한 화면’ 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모니터뿐이었다면 이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 글을 쓰게 한 동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미디어 소비에서 PC는 물론이고 TV보다도 더 높은 시간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최신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동영상 시청시간 중 30%를 스마트폰이 점유하고 있다고 하니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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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스마트폰도, 이제 2:1 이상의 화면비를 갖춘 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삼성전자의 갤럭시 S8(2:1) / 노트 8(2.05:1 = 18.5:9)이나 LG G6(2:1)가 그렇고, 애플 아이폰 X는 2.16:1(=19.5:9) 화면비를 갖추고 있죠. 비단 국내기업+애플 뿐만 아니라 화웨이, HTC같은 제3국 기업도 2:1이나 유사한 화면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속속 발표하거나 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의 JDI가 2:1 비율 LCD를 양산했으므로 조금만 기다리면 중저가폰까지 이 비율이 대중화되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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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안드로이드 OS 개발사인 구글은 아예 대놓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에서 2:1 이상의 비율에 맞는 앱과 콘텐츠를 제작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시범 케이스(?)로 자사 스마트폰인 픽셀 2 및 픽셀 2 XL도 2:1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죠. 스마트폰 OS의 양대산맥들이 모두 2:1 이상의 화면을 가진 기기를 만들고, 또 만들도록 업계 전체를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글이 이를 권고하는 것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1 스마트폰을 양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게감을 갖습니다.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이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유튜브에도 곧 2:1이나 그 이상의 화면비를 가진 콘텐츠를 지원하겠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유튜브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서비스이죠.

당연하지만 스크린을 제작하는 회사와 콘텐츠를 배급하는 회사가 모두 2:1 비율을 밀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제작자는 이 비율에 맞추어 영상을 제작해야 시청자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만족을 선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2:1이나 영화와 동일한 2.35:1 비율의 울트라와이드(Ultrawide)콘텐츠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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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4K의 경우 도입 초기에는 기존 콘텐츠를 늘리거나 업스케일링만 하면 되었으므로 비교적 신경쓸 것이 적었습니다. 도입 이후에도 4K 촬영/녹화 기기들만 사다가 시스템을 구성하면 4K 영상을 찍어줬으니 구매 전 4K 지원 여부만 확인하면 됐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영상의 포맷뿐만 아니라 화면비가 달라집니다. 즉 화각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기존의 영상을 2:1~2.35:1과 같은 울트라와이드 비율에 맞추기 위해 변환하려면 화면의 위/아래 일부를 잘라내는 크롭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의 경우 화질 열화는 둘째치고서라도, 화면의 상/하에 뭔가 중요한 피사체나 정보가 있을 경우 그 부분이 크롭 과정에서 날아가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화면 구석에 UI를 배치하는 게임 영상에서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녹화한 콘텐츠가 아니라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주가 되는 콘텐츠라면 이런 걱정은 조금 덜하지만, 마찬가지로 영상에서 중요한 정보가 화면 상/하단에 없는지 확인하고 크롭을 진행해야 하며, 편집 과정에서 보통 Lower-Thirds(하단 3분의 1) 영역에 배치하는 자막들도 위치를 조정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새롭게 울트라와이드 영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몇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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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컴퓨터 화면을 녹화하는 방식(Screen-Capture)의 콘텐츠를 다루는 제작자의 경우, 가장 쉬운 방법은 21:9 비율의 모니터를 구매하여 전체화면 캡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보통의 캡쳐 카드는 16:9 비율 콘텐츠의 녹화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GPU(그래픽카드)를 이용한 녹화를 선택하는 것이 화질 열화 없이 온전하게 21:9 비율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21:9 비율의 모니터를 살 돈이 없다면, 급한대로 사용자 지정 해상도 기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모니터가 마치 21:9 비율 모니터인 것처럼 동작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의 경우 일부 모니터나 TV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모니터의 위아래가 레터박스처럼 못 쓰는 공간이 되므로 화면 크기가 매우 작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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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몰픽 어댑터를 장착한 Sony A7S, 출처 : EOSHD)

만일 카메라를 사용하여 울트라와이드 비율의 영상을 제작하려면, 비슷한 비율로 촬영하는 영화의 이론과 기법에 대해 간단히 학습하는 것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쓰더라도 연출 능력이나 테크닉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장비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영화의 기법은 한 세기가 넘게 꾸준히 발전해 온 테크닉의 집합체이므로, 알아둬서 손해가 될 것은 없습니다.

한편, 실제 촬영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콘텐츠 제작자들 중에서 RED나 Sony CineAlta, Panavision 등의 영화 촬영용 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을 것이므로 그런 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미러리스, DSLR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할 것입니다.

이 경우 두 가지 제작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크롭(Crop)과 아나몰픽(Anamorphic)입니다.

(프리미어 프로 CC 2017을 이용해 1080p 영상을 2.35:1 비율에 맞게 크롭하고 있습니다.)

크롭의 경우 편집 과정에서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편집 프로그램에서 화면 위/아래만 울트라와이드 비율, 혹은 자신이 설정한 비율에 맞게 잘라내기만 하면 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평소 촬영하던 방식 그대로 촬영할 수 있으므로 가장 저렴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상하로 크롭되는 공간만큼 화각의 손실이 있으며, 영화 촬영용 카메라와 아나몰픽 렌즈를 사용하여 촬영했을 경우에만 나타나는 특유의 광학 효과를 구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7(Vid-Atlantic 사의 Cinemorph 필터. 이 필터를 사용하면 크롭한 영상에서도 아나몰픽 렌즈/어댑터를 쓴 것처럼 특유의 렌즈 플레어를 관찰할 수 있다.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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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가 사랑하는 렌즈 플레어! 잘만 사용하면 멋진 연출이 가능하죠.)

하지만 렌즈 이펙트의 경우 100달러 미만의 특수한 필터를 장착한다면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으므로 화각 손실에 민감한 촬영자가 아니라면 크롭이 가장 저렴하고 간편하게 울트라와이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8(현 시점에서 값싸게 아나몰픽 촬영을 가능하게 해 주는 Panasonic의 AG-LA7200 어댑터. 단, 구시대의 유물이라 지금은 중고품밖에 구할 수 없습니다. $300~$600)

9(아나몰픽 촬영시 일반적인 카메라 세팅. 어댑터와 클램프 때문에 렌즈의 전체 길이가 길어집니다. 경우에 따라 마운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15mm 로드와 지지대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아나몰픽의 경우, 특수설계된 아나몰픽 촬영 전용 렌즈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나몰픽 어댑터를 촬영용 렌즈(테이킹 렌즈라고도 부릅니다.) 앞에 클램프나 마운트로 연결 및 고정하여 사용합니다. 이 상태에서 영상을 찍으면 세로가 잡아당겨진 듯한 영상이 찍히는데, 이를 편집 프로그램에서 다시 가로로 잡아당겨 의도했던 비율의 영상으로 환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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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몰픽 어댑터와 렌즈의 화각이 맞지 않으면 이렇게 비네팅 현상이 발생!)

이 방식은 특정 화각을 벗어나게 되면 비네팅(Vignetting, 영상의 주변부가 어두워지는 현상)이 일어나며,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레인지파인더 등의 별도 장비가 없다면 상황에 따라 초점을 맞추는 데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아나몰픽 렌즈나 어댑터 때문에 편집 전까지는 실제보다 영상이 세로로 잡아당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초보자에게는 모니터링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점만큼이나 장점도 확실합니다. 우선 화각 손실이 없으며, 영상의 해상도도 카메라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구현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상업적인 목적의 촬영은 화질 때문에라도 보통 아나몰픽을 택하는 편입니다. 다만 아나몰픽 렌즈의 경우 신품은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며(보통 $5,000 이상) 주 고객인 영화인들도 보통 구매보다는 렌탈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니, 아나몰픽 방식을 사용하려면 필히 어댑터(보통 풀프레임 기준 $599~2000)이나 영화촬영용 구형 제품을 중고구매하여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Tip : 16:9 비율로 영상을 촬영하는 기기는 울트라와이드 구현을 위해 보통 1.33x 배율의 아나몰픽 어댑터를, 4:3 비율로 촬영하는 기기는 2x 배율의 어댑터를 사용합니다.)

울트라와이드 영상 콘텐츠, 이제는 슬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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